우리가 대상포진에 대해 모르고 있는 5가지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몸에 잠복해 있던 상태에서 재활성화되어 발병하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입니다. 대상포진은 대상과 포진을 합친 말인데 대상은 좁고 길어서 띠같이 생긴 모양을 뜻합니다. 포진은 물집(수포)을 말합니다. 즉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기에 수두를 앓았다가 몸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잠복해 있다 면역체계가 약해지거나 고령화로 인해 면역력이 감소하는 경우 다시 나타나게 되면서 발생합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의 ‘2017~2021 대상포진 질병통계’를 보니 매년 70만명 이상이 대상포진을 앓았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대상포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 중 하나임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3명 중 1명은 한 번 이상 대상포진을 경험하게 되는 정도로 이 질병은 굉장히 흔합니다.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고령자나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들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더 높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몸속에 바이러스가 존재합니다. 미국 질병 예방 통제 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40대 이후 대부분의 미국 성인은 수두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수두를 어렸을 때 경험했지만 대부분이 무증상으로 지나간 것 때문입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사람이 대상포진을 겪을 수 있는 시한폭탄을 체내에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이 시한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로 사람들 중 2명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도 일생 동안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습니다. 대상포진 폭탄이 터지게 하는 것은 과로인데, 과로하면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2. 대상포진은 초기에는 전염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수포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비교했을 때 전파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하지만 방심하면 여전히 전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물집인 수포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포 안에는 활성화된 바이러스가 있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초기 단계의 발진이나 수포가 딱지가 생긴 때부터는 거의 전염 가능성이 없으므로 안심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수포와의 접촉으로 전염되는 경우 감염된 사람은 대상포진이 아닌 수두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대상포진과 수두 바이러스는 동일하지만 초기 감염 시 대상포진 대신 수두가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3. 발병했을 경우에는 즉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우수한 항바이러스 약물로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는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고 증상을 완화시켜줍니다. 그러나 약물은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조기 치료가 좋습니다. 피부에 증상이 나타난 후 최대한 빨리 72시간 이내에 약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지연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질병은 바이러스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고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불편함을 유발합니다. 이 질환은 아무 이유 없이 계속해서 통증 신호가 발생해 신경을 자극합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극도로 고통스럽습니다. 칼로 살을 베는 것처럼, 불에 데인 것처럼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바람이 살짝 불기만 해도 찌릿찌릿한 통증이 오며, 아기를 낳을 때보다 훨씬 아프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몇 주에서 몇 년 동안 이러한 통증을 계속해서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통증이 심한 경우 일반적인 진통소염제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워 신경파괴술이나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다.

    따라서 발병하신 경우에는 치료를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상포진은 두통과 빛에 예민해지며 열은 없지만, 감기에 걸린 것과 비슷한 오슬오슬한 전조 증상을 보입니다. 이후 등이나 가슴과 같은 피부에 붉은 띠 모양의 발진이 나타납니다. 이때 병원을 찾아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겪지 않고 잘 회복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포가 생긴 상태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발견되지 않아 치료가 지체된다면 효과가 제한되고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4. 60세 이상의 사람들은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되며, 추가 접종도 고려해야 합니다

    대상포진은 예방 백신이 있습니다. 60세 이상은 백신을 맞고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동네 의원에서도 맞을 수 있습니다. 병원마다 비용은 다를 수 있으며, 대체로 19만원 정도 소요됩니다. 이 백신은 한 번 맞으면 되지만 유감스럽게도 완벽한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예방 효과는 51%라고 합니다. 즉, 백신을 맞더라도 약 절반 정도는 여전히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률을 67%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 역시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경제적 여건이 허락된다면 백신은 맞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대상포진을 앓은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세 차례에 걸쳐 재발한 경우도 있습니다. 2009년 미국에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상포진 환자 중 5%가 8년 이내에 재발했다고 합니다.

    재발률은 통증의 지속시간과 관련이 깊습니다. 통증이 30일 이상 지속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재발률이 2.8배 높았습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재발률이 60% 더 높으며, 50세 이상의 노인은 50세 이하의 사람보다 40% 높은 재발률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대상포진을 이미 한 번 앓은 여성 중 50세 이상의 노인이며, 통증이 30일 이상 지속된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합니다. 단, 대상포진을 앓은 후 6개월 정도 지난 뒤에 백신을 맞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 번도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은 60세 이후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백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기관인 미국 질병 예방 통제 센터 (CDC)에서 공식적으로 권장하는 내용입니다. 백신은 50세 이후부터 맞을 수 있지만 가능한 한 60세 이후부터 맞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백신 접종 후 약 5년 동안 효과가 최대로 지속되며 그 이후에는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일찍 백신을 맞으면 나이가 더 많아질수록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연령 상한선은 없습니다. 90세나 100세를 넘어서도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현재 항암 치료 중인 경우에는 치료가 완료된 후 6개월, 염증 완화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치료가 완료된 후 3개월 이후에 백신을 맞는 것이 안전하다고 CDC가 해석하고 있습니다.

    5. 어린이는 수두백신 접종을 하면 수두 예방도 되고 대상포진 예방도 되니 수두백신 접종이 필수입니다.

    수두 백신은 수두 예방은 물론이고 대상포진 예방에도 중요합니다. 수두 백신을 맞고 수두에 걸리지 않으면 수십 년 후 대상포진에 걸릴 이유도 없습니다. 대상포진 백신과 수두 백신은 동일한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사용합니다. 대상포진 백신은 한 번만 맞으면 되지만, 수두 백신은 두 차례 접종을 해야 예방 효과가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후 12~15개월 아기들에게 국가에서 무료 접종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4~6세 무렵, 즉 초등학교 입학 전에 추가로 한 번 더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수두에 감염되는 이유는 추가 접종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추가 접종은 필수 접종 항목이 아니라 자비로 부담해야 하지만 접종을 고려해야 합니다.

    추가 접종은 약 4~6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수두 예방 뿐만 아니라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라도 자녀들에게 추가 접종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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